Part 1에서 이어집니다. 그쪽부터 먼저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아, 퍼가시면 7대 내내 저주가 내린다니까요? 여전히 문제 되면 냉큼 지워 없앨 각오로 충만합니다.
...and less.
(註 1) 카고메 카고메 : 눈을 감고 쭈그리고 앉아 있는 술래 주위를 여러 명이 에워싸고 노래하며 돌다가, 노래가 끝나 멈춰 서면 술래가 자기 등 뒤의 사람을 알아맞히는 어린이 놀이.
(註 2) 마로 눈썹 : 시온 님과 므우 님과 키키의 공통 속성인 둥글둥글 헤이안 눈썹.
우와아. 길었습니다;;;;;
쌍둥이의 처절한 격투와, 사가의 일그러져 북받치는 형제애를 적나라하게 목격하고, 골드 이외에도 어안이 벙벙해진 남자가 있었다.
라다만티스이다.
너 죽고 나 죽자의 자포자기 정신으로 충만한 카논의 자폭 공격을 받고 저 세상으로 강제 동행하게 된 라다만티스는, 결말을 내지 못한 승부를 여기서 제대로 매듭짓고자 카논의 뒤를 따라왔었다.
그러나, 한 번도 못 본 형상으로 격앙한 카논이, 정수리에서 김을 뿜으며 똑같이 생긴 형과 대판 싸움을 벌이기 시작하는 통에, 뛰어나갈 타이밍을 놓치고 말았다.
그대로 조금 떨어진 곳에서, 쌍둥이의 애증이 교차하는 치열한 형제 싸움을, 기도 막히고 코도 막히면서 지켜보고 있었던 것이다.
라다만티스「……나, 난폭하군……」
숙적의 언뜻 보기에도 복잡할 듯한 집안 사정을 감지하고, 라다만티스는 무의식적으로 그렇게 중얼거렸다.
그런 라다만티스의 기척을 맨 먼저 감지한 사람은 므우였다.
므우「!! 저 일자 눈썹은……!!」
므우가 느닷없이 살기를 뿜자, 그의 시선이 향한 곳에 눈길을 준 아이올리아의 표정이 한순간에 험악하게 변했다.
아이올리아「라다만티스!!」
아이올리아가 기세 좋게 포효한다.
데스마스크「뭣이 어째, 라다만티스!?」
아프로「틀림없어, 라다만티스다!!」
미로「라다만티스 이 자식!!」
라다만티스의 모습을 확인한 일부 골드 세인트가, 안색을 바꾸고 그에게 덤벼들었다.
라다「무, 무슨!?」
느닷없이 악마와 흡사한 형상을 한 골드 세인트들에게 에워싸여, 라다만티스는 어리둥절해 눈을 희번덕거렸다.
미로「아주 잘 걸렸다! 죽었다고 복창이나 해라, 라다만티스!」
데스마스크「배짱 한 번 두둑하구먼, 설마 우리 앞에 뻔뻔하게 낯짝을 쳐들고 나타날 줄이야. 좋아, 오늘이 네 제삿날이다!」
리아「이곳이라면 하데스의 결계도 없을 터. 사자의 송곳니로 철저히 분쇄해 주마!!」
아프로「내 사랑스런 장미들이 자네의 피를 빨고 싶어 혈안이 된 모양이야!」
라다「비, 비겁하다 네놈들! 아테나의 세인트라면 일대 다수의 전투는 금지되어……」
황당해진 라다만티스가 채 말을 끝내기도 전에, 어느 틈인지 등 뒤를 확보한 므우가 오싹하도록 차가운 비웃음을 띄웠다.
므우「훗, 금기 중의 금기인 아테나 엑스클러메이션의 발동으로 이미 세인트의 칭호를 박탈당한 몸, 더 이상 세인트의 터부와는 아무런 상관도 없다」
라다「기, 기다려, 진정들 해라! 나는……!!」
치고 박자고 온 게 아니라며 설명해 주려던 것도 보람 없이, 성전 당시 그에게 처참히도 당하고 원한이 골수까지 박힌 세인트들은 문답무용으로 덮쳐들었다.
크리스털 네트로 신체의 자유를 빼앗기고, 라이트닝 플라즈마의 맹공을 받고, 스칼렛 니들이 숨도 못 쉴 격통을 선사하며 몸을 꿰뚫고, 결정타로 온 몸에 흰 장미가 두두두두 박힌다.
걸레처럼 너덜너덜해진 라다만티스를, 그러고도 분이 풀리지 않은 일당들이 밟고 찍고 발길질을 퍼부어 대는 광경을 지켜보면서, 아이올로스는 말리려 하기는커녕 태평하게 질문을 던졌다.
아이올로스「저기서 린치당하고 있는 일자 눈썹의 남자는 누구지?」
슈라「……라다만티스. 명계 삼거두 중 하나다」
옆에 서 있던 슈라가 성실하게도 그에 응했다.
아이올로스「어지간히도 원한을 산 모양인데, 대체 무얼 했기에?」
슈라「명왕 하데스의 충실한 부하로서 우리들과 싸웠다. 그 뿐이야. 스펙터의 소임을 다한 것에 지나지 않아. 저 녀석들은 호되게 깨진 원한을 이 기회에 속 시원히 풀어보자는 속셈이겠지」
아이올로스「그러냐. 보기보다 쪼잔한 애들이었구나. 그래도, 난 괜찮아. 나는 네게 아무 것도 품고 있지 않으니까」
아이올로스는 슈라를 향해 정말이지 밝게도 웃어 보였다.
슈라「……아, 아이올로스;;;;;」
웃으면서 아픈 데를 정면으로 후벼 파는 통타(痛打)를 맞고, 슈라의 얼굴이 파직 굳었다.
아이올로스「그때는 정말로 괴로웠어, 슈라. 너는 사정없이 공격을 가해 오는데 아테나도 지켜야만 하고, 그렇지만 가짜 교황에게 속고 있을 뿐인지도 모르는 네게 함부로 반격할 수도 없고 내키지도 않고. 머리를 굴리는 사이에 살해당했지만, 웬걸, 지금에 와선 전부 좋은 추억이지. 응」
슈라「……」
아이올로스「결국 넌 가짜 교황의 정체도 목적도 훤히 알면서 명령에 따랐던 거니까, 그런 줄 알았으면 주저할 필요 없이 전력으로 반격할 걸 그랬다고 가끔 되씹어 볼 때도 있지만, 벌써 오래 전에 끝난 일이고, 마음 쓰지 말아라 슈라」
슈라「……아, 아이올로스, 내가 미우면 밉다고 분명히 밝혀 주는 편이 차라리 낫……」
해묵은 상처를 후벼 파다 못해 소금까지 끼얹어 대는 판국이다. 슈라는 저도 모르게 신음했다.
아이올로스「무슨 말이냐, 슈라! 귀여운 후배를 내가 왜 미워하겠어」
아이올로스는 별 소리를 다 듣겠다는 듯이 슈라의 등을 큼직한 손으로 퍽퍽 내리쳤다.
아이올로스「다른 누구도 아닌, 항상 내 뒤를 졸졸 따라다니던 네가 나한테 응징을 가할 줄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다니까. 방심은 금물이라더니 옛말 치고 틀린 말 하나 없어. 지금이니까 웃으면서 하는 말이지만, 엑스칼리버는 무지 아팠다고」
등판을 탕탕 두드리면서 쾌활하게 웃는 아이올로스에게서는 한 조각의 악의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저, 배려심이 좀 많이 모자랄 뿐이다.
이렇다 할 속뜻은 없이, 떠오른 생각을 솔직히 입 밖으로 내는 것에 불과하나, 문제는 그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듣는 사람 가슴에는 대못을 무더기로 두드려 박는 데 있었다.
구김살 없는 그의 성격은, 이럴 때는 웬만한 저주보다 수천 배 질이 나빴다.
아이올로스「난 전혀 요만큼도 마음에 두고 있지 않으니까, 너도 신경 쓸 필요 없다. 알았지?」
슈라「……」
슈라의 어깨에 손을 얹고, 얼굴을 들여다보며 말을 거는 아이올로스의 미소는 실로 한없이 상큼했다.
아이올로스의 나쁜 뜻은 결코 없는 언어폭력을 연타로 먹으면서도, 변명 비슷한 말은 한 마디도 입에 담지 않고, 미간에 잔뜩 주름을 잡은 채 조용히 견디고 있는 슈라에게, 알데바란은 동정 어린 시선을 던졌다.
미노스「아이아코스」
아이아코스「우왓!!!!」
그늘에 몸을 숨기고 골드 세인트 일당의 동정을 살피고 있던 아이아코스는, 기습적으로 어깨에 손이 올라오자 족히 2미터는 펄쩍 뛰어올랐다.
미노스「아이아코스, 많이 찾았습니다. 뭘 하고 있는 거죠?」
후다닥 뒤를 돌아본 아이아코스는, 동료의 익숙한 포커페이스를 확인하고 그제야 가슴을 쓸어 내렸다.
아이아코스「노, 놀래키지 마 미노스. 간 떨어지겠다」
미노스「죽은 사람한테 떨어질 간이 어디 있습니까」
냉정한 태클을 가하는 미노스에게, 아이아코스는 이제까지 보고 있던 것을 가리켜 보였다.
아이아코스「저거야, 저거」
그곳에는, 배후에 각각 호랑이와 양의 영상을 띄워 올리고 손을 맞잡은 채 서로를 있는 힘껏 노려보며 미동도 하지 않는 2인조와, 자신과 한 판으로 찍어낸 것 같은 인물을 끌어안고 눈물을 폭포수처럼 흘리며 혼자만의 세계에 도취되어 있는 남자, 심지어는 체구도 듬직한 사내 여럿이 손에 손을 잡고 『카고메 카고메』를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괴이한 풍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미노스「…………뭡니까, 무슨 전위 예술 집단인가요?」
알다가도 모를 광경에, 미노스는 가느다란 눈썹을 찌푸렸다.
아이아코스「아니라구. 잘 봐, 저 녀석들 골드 세인트야」
미노스「헤에, 눈 아프게 번쩍번쩍거리는 골드 크로스를 입고 있지 않아서 못 알아봤군요. 그래서요?」
아이아코스「그래서라니, 정말로 눈치 못 챘어? 저길 자알 보라니까, 라다만티스가 놈들한테 포위 린치를 당하고 있잖아!」
보아하니 저쪽에서는, 떡이 되도록 얻어터지고 신음소리 한 번 내지 못하는 라다만티스를 깔아뭉갠 일군의 악당들이, 악랄하게 키들거리며 남의 눈썹을 신나게 깎고 있는 중이었다.
미노스「어이구 저런, 정말이네요. 그런데 어쩌라고요?」
아이아코스「이대로 두고 보기만 할 거야!? 누가 뭐래도 한솥밥을 먹었던 사이인데, 응당 도와줘야지!」
라다만티스의 수난을 동정해, 도움의 손길을 내밀려 하는 아이아코스를, 미노스는 마치 신기한 생물이라도 구경하는 듯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미노스「저는 이제까지 숨이 끊어지는 순간을 경험하는 건 단 한 번만으로도 족하다고 여겨왔습니다만, 당신은 아닌 모양이군요. 두 번 세 번 죽고 싶어서 악이 받쳤나요. 취향도 희한하지」
아이아코스「아니, 나도 한 번으로 충분한데……」
미노스「그럼 그냥 내버려둬요. 석유통을 짊어지고 불 속으로 뛰어들 작정입니까. 생각 좀 해 보시죠, 결계도 서플리스도 없는 지금, 맨손으로 거암을 박살내고, 1초에 지구를 일곱 바퀴 반이나 도는, 인간의 기준을 미련 없이 일탈한 패거리를 상대로 무얼 할 수 있다는 말이지요. 사이좋게 나란히 린치나 당하는 것이 고작입니다. 우리들 스펙터는 서플리스가 없으면 평범한 인간에 불과하니까요」
서플리스를 장착하지 않은 스펙터는 일반인과 거의 차이점이 없다. 서플리스야말로, 스펙터를 스펙터로서 존재하도록 해 주는 요소인 것이다.
아이아코스「그렇지만, 라다만티스는……」
미노스「뱃심도 좋게 위험분자들 앞에 슬금슬금 기어나간 저 사람이 바보인 거죠. 자업자득입니다. 그가 뿌린 씨라고요, 뿌린 대로 거두리라 하였으니 우리가 관여할 문제가 아닙니다. 그렇지 않나요?」
아이아코스「……」
모처럼 좋은 일을 하려다가 찬물을 맞은 셈이 된 아이아코스는 풀이 죽었다.
미노스「아니면 당신, 혹여 매저입니까? 아픈 꼴을 당하면서 기뻐하는 종자인가요? 그렇다면야 저 친구들에게 의지할 것까지도 없지요, 제가 마음껏 괴롭혀 드리겠습니다. 이래봬도 제 건 매우 매우 하드하다고요? 후후후후」
아이아코스「……아뇨, 사양하겠습니다」
동료의 눈빛에서 진심을 읽어낸 아이아코스는, 목이 떨어져라 힘차게 휙휙 내저으며 황급히 부정의 의사를 표시했다.
미노스「여기서 미적대다가는 피에 굶주린 세인트들에게 발각될 위험이 있습니다. 자, 이리 와요 아이아코스」
아이아코스「……응」
미노스 마냥 철저하게 냉담해지지 못하는 아이아코스는, 라다만티스를 가엾게 여기면서도, 결국 미노스가 잡아끄는 대로 자리를 피했다.
아이아코스「맞다. 미노스, 넌 어쩌다 죽었어?」
피닉스 잇키에게 싸움을 거는 치명적인 실수를 범해 삼거두 중에서는 가장 먼저 저승행 열차에 오른 아이아코스가, 미노스의 사인을 알 턱이 없다.
아이아코스「브론즈한테 당했어? 아니면 골드 놈들에게?」
아무런 대비도 없이 무턱대고 초차원에 뛰어들어, 아차 실수로 죽어 버린 미노스는 한순간 말문이 막혔다.
미노스「……후후, 당신은 몰라도 괜찮습니다」
보기보다 프라이드가 높은 그로서는 바보짓을 하다 자멸했다고는 도저히 고백할 수 없는 노릇이어서, 미노스는 의미심장하게 말꼬리를 흐리는 것으로 대화를 매듭지었다.
그나마 동료라고 있는 놈들에게도 내쳐진 가련한 라다만티스는, 그러고도 한참 동안을 꽁한 골드 일당들의 손아귀에서 놀아나야만 했다.
겨우 직성이 풀린 골드 세인트 일동이 호쾌하게 물러간 후, 박정한 동료에게 버림받고, 트레이드마크인 용맹한 일자 눈썹을 마로 눈썹으로 개조당한 무참한 꼴의 라다만티스가, 거기 어딘가에 방치된 채로 굴러다니고 있었다 한다.
이리하여 뜨겁고, 격렬하고, 개성 만점의 저 세상 라이프의 일보를 내딛은 골드 세인트들.
그들이, 새로운 전설을 창조할 날도 머지않았다.
라다만티스이다.
너 죽고 나 죽자의 자포자기 정신으로 충만한 카논의 자폭 공격을 받고 저 세상으로 강제 동행하게 된 라다만티스는, 결말을 내지 못한 승부를 여기서 제대로 매듭짓고자 카논의 뒤를 따라왔었다.
그러나, 한 번도 못 본 형상으로 격앙한 카논이, 정수리에서 김을 뿜으며 똑같이 생긴 형과 대판 싸움을 벌이기 시작하는 통에, 뛰어나갈 타이밍을 놓치고 말았다.
그대로 조금 떨어진 곳에서, 쌍둥이의 애증이 교차하는 치열한 형제 싸움을, 기도 막히고 코도 막히면서 지켜보고 있었던 것이다.
라다만티스「……나, 난폭하군……」
숙적의 언뜻 보기에도 복잡할 듯한 집안 사정을 감지하고, 라다만티스는 무의식적으로 그렇게 중얼거렸다.
그런 라다만티스의 기척을 맨 먼저 감지한 사람은 므우였다.
므우「!! 저 일자 눈썹은……!!」
므우가 느닷없이 살기를 뿜자, 그의 시선이 향한 곳에 눈길을 준 아이올리아의 표정이 한순간에 험악하게 변했다.
아이올리아「라다만티스!!」
아이올리아가 기세 좋게 포효한다.
데스마스크「뭣이 어째, 라다만티스!?」
아프로「틀림없어, 라다만티스다!!」
미로「라다만티스 이 자식!!」
라다만티스의 모습을 확인한 일부 골드 세인트가, 안색을 바꾸고 그에게 덤벼들었다.
라다「무, 무슨!?」
느닷없이 악마와 흡사한 형상을 한 골드 세인트들에게 에워싸여, 라다만티스는 어리둥절해 눈을 희번덕거렸다.
미로「아주 잘 걸렸다! 죽었다고 복창이나 해라, 라다만티스!」
데스마스크「배짱 한 번 두둑하구먼, 설마 우리 앞에 뻔뻔하게 낯짝을 쳐들고 나타날 줄이야. 좋아, 오늘이 네 제삿날이다!」
리아「이곳이라면 하데스의 결계도 없을 터. 사자의 송곳니로 철저히 분쇄해 주마!!」
아프로「내 사랑스런 장미들이 자네의 피를 빨고 싶어 혈안이 된 모양이야!」
라다「비, 비겁하다 네놈들! 아테나의 세인트라면 일대 다수의 전투는 금지되어……」
황당해진 라다만티스가 채 말을 끝내기도 전에, 어느 틈인지 등 뒤를 확보한 므우가 오싹하도록 차가운 비웃음을 띄웠다.
므우「훗, 금기 중의 금기인 아테나 엑스클러메이션의 발동으로 이미 세인트의 칭호를 박탈당한 몸, 더 이상 세인트의 터부와는 아무런 상관도 없다」
라다「기, 기다려, 진정들 해라! 나는……!!」
치고 박자고 온 게 아니라며 설명해 주려던 것도 보람 없이, 성전 당시 그에게 처참히도 당하고 원한이 골수까지 박힌 세인트들은 문답무용으로 덮쳐들었다.
크리스털 네트로 신체의 자유를 빼앗기고, 라이트닝 플라즈마의 맹공을 받고, 스칼렛 니들이 숨도 못 쉴 격통을 선사하며 몸을 꿰뚫고, 결정타로 온 몸에 흰 장미가 두두두두 박힌다.
걸레처럼 너덜너덜해진 라다만티스를, 그러고도 분이 풀리지 않은 일당들이 밟고 찍고 발길질을 퍼부어 대는 광경을 지켜보면서, 아이올로스는 말리려 하기는커녕 태평하게 질문을 던졌다.
아이올로스「저기서 린치당하고 있는 일자 눈썹의 남자는 누구지?」
슈라「……라다만티스. 명계 삼거두 중 하나다」
옆에 서 있던 슈라가 성실하게도 그에 응했다.
아이올로스「어지간히도 원한을 산 모양인데, 대체 무얼 했기에?」
슈라「명왕 하데스의 충실한 부하로서 우리들과 싸웠다. 그 뿐이야. 스펙터의 소임을 다한 것에 지나지 않아. 저 녀석들은 호되게 깨진 원한을 이 기회에 속 시원히 풀어보자는 속셈이겠지」
아이올로스「그러냐. 보기보다 쪼잔한 애들이었구나. 그래도, 난 괜찮아. 나는 네게 아무 것도 품고 있지 않으니까」
아이올로스는 슈라를 향해 정말이지 밝게도 웃어 보였다.
슈라「……아, 아이올로스;;;;;」
웃으면서 아픈 데를 정면으로 후벼 파는 통타(痛打)를 맞고, 슈라의 얼굴이 파직 굳었다.
아이올로스「그때는 정말로 괴로웠어, 슈라. 너는 사정없이 공격을 가해 오는데 아테나도 지켜야만 하고, 그렇지만 가짜 교황에게 속고 있을 뿐인지도 모르는 네게 함부로 반격할 수도 없고 내키지도 않고. 머리를 굴리는 사이에 살해당했지만, 웬걸, 지금에 와선 전부 좋은 추억이지. 응」
슈라「……」
아이올로스「결국 넌 가짜 교황의 정체도 목적도 훤히 알면서 명령에 따랐던 거니까, 그런 줄 알았으면 주저할 필요 없이 전력으로 반격할 걸 그랬다고 가끔 되씹어 볼 때도 있지만, 벌써 오래 전에 끝난 일이고, 마음 쓰지 말아라 슈라」
슈라「……아, 아이올로스, 내가 미우면 밉다고 분명히 밝혀 주는 편이 차라리 낫……」
해묵은 상처를 후벼 파다 못해 소금까지 끼얹어 대는 판국이다. 슈라는 저도 모르게 신음했다.
아이올로스「무슨 말이냐, 슈라! 귀여운 후배를 내가 왜 미워하겠어」
아이올로스는 별 소리를 다 듣겠다는 듯이 슈라의 등을 큼직한 손으로 퍽퍽 내리쳤다.
아이올로스「다른 누구도 아닌, 항상 내 뒤를 졸졸 따라다니던 네가 나한테 응징을 가할 줄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다니까. 방심은 금물이라더니 옛말 치고 틀린 말 하나 없어. 지금이니까 웃으면서 하는 말이지만, 엑스칼리버는 무지 아팠다고」
등판을 탕탕 두드리면서 쾌활하게 웃는 아이올로스에게서는 한 조각의 악의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저, 배려심이 좀 많이 모자랄 뿐이다.
이렇다 할 속뜻은 없이, 떠오른 생각을 솔직히 입 밖으로 내는 것에 불과하나, 문제는 그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듣는 사람 가슴에는 대못을 무더기로 두드려 박는 데 있었다.
구김살 없는 그의 성격은, 이럴 때는 웬만한 저주보다 수천 배 질이 나빴다.
아이올로스「난 전혀 요만큼도 마음에 두고 있지 않으니까, 너도 신경 쓸 필요 없다. 알았지?」
슈라「……」
슈라의 어깨에 손을 얹고, 얼굴을 들여다보며 말을 거는 아이올로스의 미소는 실로 한없이 상큼했다.
아이올로스의 나쁜 뜻은 결코 없는 언어폭력을 연타로 먹으면서도, 변명 비슷한 말은 한 마디도 입에 담지 않고, 미간에 잔뜩 주름을 잡은 채 조용히 견디고 있는 슈라에게, 알데바란은 동정 어린 시선을 던졌다.
미노스「아이아코스」
아이아코스「우왓!!!!」
그늘에 몸을 숨기고 골드 세인트 일당의 동정을 살피고 있던 아이아코스는, 기습적으로 어깨에 손이 올라오자 족히 2미터는 펄쩍 뛰어올랐다.
미노스「아이아코스, 많이 찾았습니다. 뭘 하고 있는 거죠?」
후다닥 뒤를 돌아본 아이아코스는, 동료의 익숙한 포커페이스를 확인하고 그제야 가슴을 쓸어 내렸다.
아이아코스「노, 놀래키지 마 미노스. 간 떨어지겠다」
미노스「죽은 사람한테 떨어질 간이 어디 있습니까」
냉정한 태클을 가하는 미노스에게, 아이아코스는 이제까지 보고 있던 것을 가리켜 보였다.
아이아코스「저거야, 저거」
그곳에는, 배후에 각각 호랑이와 양의 영상을 띄워 올리고 손을 맞잡은 채 서로를 있는 힘껏 노려보며 미동도 하지 않는 2인조와, 자신과 한 판으로 찍어낸 것 같은 인물을 끌어안고 눈물을 폭포수처럼 흘리며 혼자만의 세계에 도취되어 있는 남자, 심지어는 체구도 듬직한 사내 여럿이 손에 손을 잡고 『카고메 카고메』를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괴이한 풍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미노스「…………뭡니까, 무슨 전위 예술 집단인가요?」
알다가도 모를 광경에, 미노스는 가느다란 눈썹을 찌푸렸다.
아이아코스「아니라구. 잘 봐, 저 녀석들 골드 세인트야」
미노스「헤에, 눈 아프게 번쩍번쩍거리는 골드 크로스를 입고 있지 않아서 못 알아봤군요. 그래서요?」
아이아코스「그래서라니, 정말로 눈치 못 챘어? 저길 자알 보라니까, 라다만티스가 놈들한테 포위 린치를 당하고 있잖아!」
보아하니 저쪽에서는, 떡이 되도록 얻어터지고 신음소리 한 번 내지 못하는 라다만티스를 깔아뭉갠 일군의 악당들이, 악랄하게 키들거리며 남의 눈썹을 신나게 깎고 있는 중이었다.
미노스「어이구 저런, 정말이네요. 그런데 어쩌라고요?」
아이아코스「이대로 두고 보기만 할 거야!? 누가 뭐래도 한솥밥을 먹었던 사이인데, 응당 도와줘야지!」
라다만티스의 수난을 동정해, 도움의 손길을 내밀려 하는 아이아코스를, 미노스는 마치 신기한 생물이라도 구경하는 듯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미노스「저는 이제까지 숨이 끊어지는 순간을 경험하는 건 단 한 번만으로도 족하다고 여겨왔습니다만, 당신은 아닌 모양이군요. 두 번 세 번 죽고 싶어서 악이 받쳤나요. 취향도 희한하지」
아이아코스「아니, 나도 한 번으로 충분한데……」
미노스「그럼 그냥 내버려둬요. 석유통을 짊어지고 불 속으로 뛰어들 작정입니까. 생각 좀 해 보시죠, 결계도 서플리스도 없는 지금, 맨손으로 거암을 박살내고, 1초에 지구를 일곱 바퀴 반이나 도는, 인간의 기준을 미련 없이 일탈한 패거리를 상대로 무얼 할 수 있다는 말이지요. 사이좋게 나란히 린치나 당하는 것이 고작입니다. 우리들 스펙터는 서플리스가 없으면 평범한 인간에 불과하니까요」
서플리스를 장착하지 않은 스펙터는 일반인과 거의 차이점이 없다. 서플리스야말로, 스펙터를 스펙터로서 존재하도록 해 주는 요소인 것이다.
아이아코스「그렇지만, 라다만티스는……」
미노스「뱃심도 좋게 위험분자들 앞에 슬금슬금 기어나간 저 사람이 바보인 거죠. 자업자득입니다. 그가 뿌린 씨라고요, 뿌린 대로 거두리라 하였으니 우리가 관여할 문제가 아닙니다. 그렇지 않나요?」
아이아코스「……」
모처럼 좋은 일을 하려다가 찬물을 맞은 셈이 된 아이아코스는 풀이 죽었다.
미노스「아니면 당신, 혹여 매저입니까? 아픈 꼴을 당하면서 기뻐하는 종자인가요? 그렇다면야 저 친구들에게 의지할 것까지도 없지요, 제가 마음껏 괴롭혀 드리겠습니다. 이래봬도 제 건 매우 매우 하드하다고요? 후후후후」
아이아코스「……아뇨, 사양하겠습니다」
동료의 눈빛에서 진심을 읽어낸 아이아코스는, 목이 떨어져라 힘차게 휙휙 내저으며 황급히 부정의 의사를 표시했다.
미노스「여기서 미적대다가는 피에 굶주린 세인트들에게 발각될 위험이 있습니다. 자, 이리 와요 아이아코스」
아이아코스「……응」
미노스 마냥 철저하게 냉담해지지 못하는 아이아코스는, 라다만티스를 가엾게 여기면서도, 결국 미노스가 잡아끄는 대로 자리를 피했다.
아이아코스「맞다. 미노스, 넌 어쩌다 죽었어?」
피닉스 잇키에게 싸움을 거는 치명적인 실수를 범해 삼거두 중에서는 가장 먼저 저승행 열차에 오른 아이아코스가, 미노스의 사인을 알 턱이 없다.
아이아코스「브론즈한테 당했어? 아니면 골드 놈들에게?」
아무런 대비도 없이 무턱대고 초차원에 뛰어들어, 아차 실수로 죽어 버린 미노스는 한순간 말문이 막혔다.
미노스「……후후, 당신은 몰라도 괜찮습니다」
보기보다 프라이드가 높은 그로서는 바보짓을 하다 자멸했다고는 도저히 고백할 수 없는 노릇이어서, 미노스는 의미심장하게 말꼬리를 흐리는 것으로 대화를 매듭지었다.
그나마 동료라고 있는 놈들에게도 내쳐진 가련한 라다만티스는, 그러고도 한참 동안을 꽁한 골드 일당들의 손아귀에서 놀아나야만 했다.
겨우 직성이 풀린 골드 세인트 일동이 호쾌하게 물러간 후, 박정한 동료에게 버림받고, 트레이드마크인 용맹한 일자 눈썹을 마로 눈썹으로 개조당한 무참한 꼴의 라다만티스가, 거기 어딘가에 방치된 채로 굴러다니고 있었다 한다.
이리하여 뜨겁고, 격렬하고, 개성 만점의 저 세상 라이프의 일보를 내딛은 골드 세인트들.
그들이, 새로운 전설을 창조할 날도 머지않았다.
(註 1) 카고메 카고메 : 눈을 감고 쭈그리고 앉아 있는 술래 주위를 여러 명이 에워싸고 노래하며 돌다가, 노래가 끝나 멈춰 서면 술래가 자기 등 뒤의 사람을 알아맞히는 어린이 놀이.
(註 2) 마로 눈썹 : 시온 님과 므우 님과 키키의 공통 속성인 둥글둥글 헤이안 눈썹.
우와아. 길었습니다;;;;;